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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고령화 시대, 계단 없는 집 만들기: 소형 승강기와 경사로 설치 기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거 형태 또한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특히 주택 내 ‘계단’은 고령자에게 있어 대표적인 생활 장애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관절, 근육, 균형 감각이 약해지며, 작은 턱이나 짧은 계단도 넘어짐과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 낙상 사고의 약 48%가 집 안 계단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 계단 없는 집

 

하지만 현재 국내 주택의 상당수는 2층 이상 구조이거나 반지하·다락방이 포함된 구조로 계단 사용이 불가피하다. 아파트라 하더라도 복층 구조나 현관 앞 2~3단 계단이 있어 휠체어나 보행기에 의존하는 고령자에게는 큰 불편을 안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계단 없는 집’을 만드는 것은 단순한 편의성 개선이 아닌 ‘생활권 보장’과 ‘생존권 보장’의 문제다. 그래서 최근 고령자 가구에서는 소형 승강기와 경사로 설치가 필수 설비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소형 승강기 및 경사로의 설치 기술, 장단점, 설치 시 주의사항, 그리고 정부 지원 제도까지 모두 다루며, 혼자 사는 고령자 또는 가족을 둔 보호자에게 꼭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고령화 시대, 소형 승강기 설치: 기술과 적용 사례

소형 승강기는 일반적으로 저층 가정용 주택이나 복층 아파트 내에서 고령자의 이동을 돕기 위해 설치되는 소규모 엘리베이터다. 흔히 ‘홈리프트’ 또는 ‘홈엘리베이터’라고도 불린다. 이 승강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구조: 보통 2~4인용 크기로 설계되며, 가정용 전원(220V)으로 작동 가능하다. 수직형(엘리베이터형)과 경사형(계단 따라 이동)으로 나뉜다.
  • 설치 공간: 평균적으로 바닥 면적 약 1㎡만 확보되면 설치가 가능하며, 실내 또는 실외 벽면에도 부착 가능하다. 기존 건물에도 별도 구조 변경 없이 설치가 가능한 ‘무피트 타입’도 있다.
  • 운행 방식: 유압식, 기계식, 전기식으로 구분되며, 고정밀 브레이크와 비상정지 장치, 정전 시 수동 하강 기능 등 다양한 안전장치가 탑재된다.
  • 설치 비용: 기본적으로 1500만 원에서 3000만 원 사이로 형성되어 있으며, 층수와 구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1층~2층 사이 이동만 가능한 초소형 모델이 1000만 원 이하로 보급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75세 김모 씨는 무릎 관절염으로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지자 실외 벽면에 소형 유압식 리프트를 설치했다. 시공 기간은 5일, 비용은 1800만 원가량 들었으며, 설치 이후 거의 외출을 포기하다시피 했던 삶이 확 바뀌었다고 전한다. “이제는 마트도 혼자 다녀올 수 있어요. 삶이 다시 활기를 찾았어요”라는 김 씨의 말처럼, 승강기 설치는 단순한 설비 이상의 삶의 질 향상 요소가 되고 있다.

 

고령화 시대, 경사로 설치 기술과 주의사항

계단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경사로 설치가 가능하다. 경사로는 휠체어나 보행보조기, 심지어는 쇼핑카트를 사용하는 고령자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설치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 고정형 경사로: 주로 콘크리트나 알루미늄 재질로 제작되며, 건축물의 일부로 반영된다. 아파트 단지 내 입구, 빌라 현관, 단독주택 앞마당 등에 설치된다.
  • 이동형 경사로: 고령자가 일시적으로 계단을 통과해야 할 경우 사용한다. 경량 알루미늄으로 제작되며, 간단히 접어서 차량이나 실내 보관이 가능하다.

설치 시 고려할 주요 기술 사양은 다음과 같다.

  • 경사도: 휠체어 기준으로 최대 1:12(예: 1m 높이에 12m 경사)를 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너무 가파르면 오히려 사고 위험이 커진다.
  • 바닥 마감: 미끄럼 방지 표면 처리 필수. 겨울철 결빙 시 사고 예방을 위한 난방선 설치 또는 열선 타일 사용도 고려할 수 있다.
  • 난간 설치: 고령자가 손으로 짚고 올라갈 수 있는 손잡이 또는 난간은 필수이며, 높이는 80~90cm가 적절하다.

서울 중랑구의 한 단독주택에서는 집 앞 3계단을 제거하고 고정식 경사로를 설치하여 휠체어 사용 중인 80세 여성의 생활 동선을 완전히 개선했다. 가족들은 기존에 외출이 거의 불가능했던 어머니가 “이제 산책이라도 나갈 수 있게 됐다”며 매우 만족해했다. 이처럼 경사로는 설치 비용이 승강기보다 낮고 유지 보수가 쉬워, 예산이 부족하거나 공간이 협소한 경우 매우 유용한 대안이 된다.

 

승강기 vs 경사로: 장단점 비교

소형 승강기와 경사로는 목적은 같지만 설치 방식, 유지 관리, 예산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 사용자의 신체 능력, 주택 구조,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소형 승강기 경사로
설치 비용 보통 1500만 ~ 3000만 원 보통 100만 ~ 500만 원
설치 공간 수직 공간 확보 필요 수평 거리 확보 필요
설치 기간 5~10일 2~3일
보행 보조 사용 휠체어, 보행기 등 모두 가능 휠체어 적합, 도보 가능
정전 시 사용 일부 모델 사용 불가 무관
유지보수/건물 구조 변경 연 1회 점검 권장, AS 필요/일부 필요(벽면 타공 등) 유지보수 거의 없음/거의 없음

 

예산과 구조상 여유가 있다면 소형 승강기를 고려하는 것이 좋고, 외부 공간이 넓고 경사 확보가 가능하다면 경사로가 적절하다. 경우에 따라 두 설비를 함께 설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실외에는 경사로를 설치하고, 실내 층간에는 승강기를 설치하여 전 구간을 계단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형 설계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 지원 제도와 설치 전 유의사항

고령자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 사업은 국가 및 지자체를 통해 다양하게 제공된다. 대표적인 제도는 다음과 같다.

  • 고령자 맞춤형 주택 개조 사업: 보건복지부와 국토부가 주관하며,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고령자에게 승강기, 경사로, 안전바 등 설치 비용의 최대 80%까지 지원한다.
  • 장애인 주택 개조사업: 장애인등록증이 있는 고령자의 경우, 휠체어 진입을 위한 문턱 제거, 경사로 설치, 승강기 설치 등 항목별 지원이 가능하다.
  •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서울, 경기, 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 예산을 통해 저소득 고령자 가구에 개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만 75세 이상 독거노인 중 이동 보조가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경사로 무료 설치를 시행하고 있다.

설치 전에는 반드시 구조 진단과 공간 측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전문가의 방문을 요청해 실제 설치 가능 여부, 하중 지지 구조, 법적 허가 필요성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다세대 주택이나 공동주택의 경우 공동 공간 설치는 주민 동의서 및 행정 절차가 필요할 수 있으니, 미리 구청 또는 동 주민센터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결론적으로, 계단은 고령자에게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사고 위험의 원천이며, 삶의 반경을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소형 승강기와 경사로는 단순한 건축 설비가 아니라 ‘노년의 자유’를 회복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이다. 경제적 부담이 크더라도 장기적 안전과 삶의 질을 고려할 때 설치를 고려할 가치가 충분하다. 앞으로는 ‘계단 없는 집’이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주거 기준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