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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

고령화 시대, 고령자를 노리는 보이스피싱 방지 기술 완전 정복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2%를 넘어서고 있어 2025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이러한 급격한 고령화와 더불어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가 바로 고령자를 노리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전체 피해의 40%를 차지했고,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수치였다. 단순히 사기 피해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 충격, 외로움, 자신감 상실 등 2차 피해가 동반되며, 경우에 따라 생명까지 위협받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 보이스피싱 예방

 

문제의 핵심은 이들이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범죄자들이 악용한다는 데 있다. 특히 “경찰입니다”, “금융감독원입니다”, “자녀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같은 말로 신뢰를 유도하고, 금융정보를 탈취하거나 직접 돈을 송금하게 만든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이제 범죄자의 무기가 아닌, 피해를 예방하고 차단하는 수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앱, 스마트폰 통화 필터링 시스템, 음성 분석 경고 기술 등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보이스피싱 방지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그 주요 기술들과 실제 적용 사례, 사용 방법, 향후 대응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소개한다.

 

고령화 시대, AI 기반 스팸 통화 탐지 시스템

가장 주목받는 보이스피싱 방지 기술 중 하나는 ‘AI 음성 분석 기반 통화 탐지’이다. 이 기술은 수신된 전화 통화의 음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특정 키워드(“계좌 이체”, “개인정보”, “검찰”, “긴급 송금” 등)나 의심스러운 문장 패턴을 인식하면 즉시 경고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가 통신 3사(LG유플러스, KT, SK텔레콤)와 협업해 출시된 보이스피싱 차단 앱 ‘후후’, ‘T전화’, ‘KT 스팸차단’ 등이다. 이들 앱은 매일 수천 건의 통화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사기 전화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수신자에게 “의심 번호입니다”, “보이스피싱 위험 전화” 등의 안내 메시지를 띄워준다.

또한 삼성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에서는 자체적으로 AI 스팸 필터링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가 전화를 받기 전 번호의 위험도를 분석해 표시한다. 고령자가 이 기능을 활용할 경우, 낯선 전화로 인한 혼란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목소리의 억양, 어조, 속도 등을 분석해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점까지 인지하는 정교한 기술도 실험 단계에 있다. 이런 기술은 혼자 사는 고령자의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며, 자녀나 보호자가 원격으로 설정만 해주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금융사 및 지자체의 보이스피싱 방지 솔루션: 정책과 기술의 결합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노력은 금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4년부터 ‘고령자 안심 금융서비스’를 시행하며, 만 65세 이상 고객이 고액 이체를 요청할 경우 반드시 지점장 또는 담당 직원의 이중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보이스피싱 위험이 높은 패턴(같은 번호로 반복 통화, 특정 금액 이상 송금 요청 등)이 감지되면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문자를 발송하고, 자동으로 고객센터에서 전화로 경고를 주는 시스템도 도입됐다.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실버 안심 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고령자가 자주 통화하는 전화번호 외에 낯선 번호가 반복적으로 걸려올 경우, 자동으로 보호자에게 알림이 전송되고, 상담을 통해 통화 내용을 점검해준다. 대구시 ‘AI 보이스피싱 차단 패드’라는 장비를 노인정과 복지관에 비치하여, 고령자가 수신하는 통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위험도가 높은 경우 통화를 자동 종료시켜주는 기능까지 탑재했다.

이처럼 공공기관과 민간이 협업하여 보이스피싱을 막는 기술은 점차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향후에는 정부 지원으로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무료 차단 기기 보급이나, 고령자 대상 디지털 방범 교육과도 연계될 것으로 기대된다.

 

앱·기기 활용 가이드: 고령자와 보호자가 알아야 할 설정법

이러한 기술들이 아무리 발달해도, 실제 사용자가 이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이나 보호자가 함께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은 대표적인 앱과 기기의 활용 가이드다.

  • 후후 앱: 설치 후 ‘보이스피싱 차단’ 기능을 활성화하고, 자동 통화 녹음 및 수상한 번호 알림을 켜두자.
  • T전화: 설정 > 통화 차단 설정 > 보이스피싱 차단 항목을 ‘높음’으로 설정하면 대부분의 의심 전화가 자동 차단된다.
  •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 ‘설정 > 전화 > 낯선 발신자 음소거’를 켜두면 연락처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는 자동 무음 처리된다.
  • 삼성 스마트폰: ‘스팸 보호’ 설정에서 ‘전화번호 및 스팸 보호’를 켜고, 통화 시 위험도 표시 기능을 확인한다.
  • 금융사 앱: 고액 이체 알림 설정, 비밀번호 이중 인증 설정, 수상한 활동 감지 시 알림 받기를 꼭 활성화해두자.

또한 음성으로 앱을 제어하거나 알림을 받을 수 있는 ‘AI 스피커’나 ‘스마트워치’ 연동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KT 기가지니와 같은 스마트 스피커는 “수상한 전화 차단해줘” 같은 명령어로 통화를 종료시킬 수 있으며, 보호자에게 문자도 전송 가능하다. 이러한 디지털 장비는 고령자가 기술을 능숙하게 다루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보호를 가능하게 해준다.

 

예방 교육과 가족의 역할: 기술 그 이상의 방어막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보이스피싱도 끊임없이 진화한다. 최근에는 딥페이크로 자녀의 목소리를 복제하거나, 채팅창을 가장해 금융정보를 탈취하는 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교육과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자체나 주민센터에서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고령자 금융 사기 예방 교육’에 참여하거나, 경찰청이 제공하는 ‘사이버캅 앱’을 통해 최신 사기 유형을 공유받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자녀나 보호자는 부모님의 스마트폰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위험한 앱 설치 여부나 비정상적인 전화 수신 기록을 살펴야 한다. ‘불쾌했던 통화가 있었는지’, ‘돈을 송금하려 했던 적은 없는지’를 주기적으로 대화로 확인하는 것도 좋다.

결국 보이스피싱 예방의 핵심은 ‘기술과 신뢰의 병행’이다. 디지털 보호막이 외부의 공격을 막는 역할을 한다면, 가족과 공동체는 내면의 불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고령자는 약자가 아니다. 올바른 도구와 따뜻한 관심만 있다면, 누구보다 안전하고 주체적으로 디지털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